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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화장실 이야기
책 속에 나타난 화장실(3) 본문
* 농업 고등학교 졸업 후 자동차용품 회사를 다니다가 스스로 창업을 하고 자전거 한 대로 영업을 시작한 가기야마 히데사부로鍵山秀三郞. 그는 36년 만에 한 해 매출액이 1조 원인 회사 ‘옐로우햇’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중략)
한국에도 출간된 그의 책 ≪머리 청소 마음 청소≫에서 청소를 시작하게 된 일화를 밝히고 있다. 그가 처음 회사를 시작했을 때, 초반이라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 분위기가 나빴다고 한다. 그는 월급을 올려줄 수도, 복지 혜택을 줄 수도 없는 직원들을 위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회사를 청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깃든 직원들이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방법으로 청소가 가장 좋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에 자신의 마음도 닮아가는 존재이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환경을 청소하거나 정돈함으로써 머릿속과 마음이 똑같이 청소되고 정리된다. 복잡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으면 머리도 마음도 정리될 수 없다”라고 말하며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모습을 본 직원들은 “사장님이 청소를 하시다니?”라고 수군거리며, 시간이 많은 사람이나 하는 일,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하는 일, 허드렛일 정도로 인식하고 있던 청소를 사장이 직접 하는 것에 의아하게 생각했다. 처음에는 그냥 유별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지만, 하루하루 현관, 복도, 사무실, 심지어 화장실까지 회사가 깨끗해지면서 직원들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장갑도 끼지 않은 맨손으로 변기에 손을 넣어 청소하는 사장의 모습에 감동 받은 것이다.
그때부터 사장이 아무에게도 권하지 않았는데도, 직원들이 스스로 청소하기 시작했다. 직원 전원이 스스로 동참하기까지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고 한다. (중략)
그는 회사를 깨끗하게 만들고 나서는 회사가 위치한 동네까지 청소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용품 회사다 보니 자동차들이 많이 드나들게 되었고, 지역 주민들에게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답하는 마음으로 청소를 시작했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처음에는 하는 척만 하겠거니 하고 비웃던 주민들도 꾸준히 청소하는 그의 모습에 감동받아 함께 동참하기 시작했다. 회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물론이다. 더 나아가 그의 ‘화장실 청소하기’는 다른 기업 경영인 및 자영업자들이 동참하여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일본을 아름답게 만드는 모임’까지 만들었다. (중략)
“작은 일도 정성을 담아 10년을 하면 위대해지고, 20년을 하면 두려울 만큼 거대한 힘이 되고, 30년을 하면 역사가 된다.” (95)
<출처: 하루 15분 정리의 힘, 윤선현 지음>
“회장님은 지금 화장실 청소 중”
年매출 1조 車용품 판매업체 日 ‘옐로햇’ 가기야마 창업주
사원 위해 맨손으로 변기 닦아
일본에서 연간 매출액이 1조 원에 육박하는 대기업의 창업주가 전국을 돌며 학교, 공원, 역 등의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다.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용품판매업체인 ‘옐로햇’의 가기야마 히데사부로(鍵山秀三郞·74) 창업주가 주인공.
가기야마 창업주의 ‘화장실 청소하기’는 기업경영인들과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부르면서 동참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미국 중국 대만 브라질 등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그가 화장실 청소에 본격적으로 발 벗고 나선 목적은 사원 교육과 사풍(社風) 혁신이었다.
가기야마 창업주가 자전거 1대로 옐로햇의 전신인 ‘로열’을 설립한 것은 1961년 10월. 일본 경제의 고도성장으로 일손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로열과 같은 영세기업이 우수한 사원을 채용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사원들의 언행은 난폭했고, 주의라도 주면 주저 없이 사표를 던졌다.
가기야마 창업주는 전 직장에서 열심히 청소를 하자 회사 분위기가 밝고 부드러워졌던 기억을 떠올려 본격적인 청소 활동에 나섰다. 오전 6시에 출근해 맨손으로 화장실 변기와 사원들이 타는 영업용 차량을 깨끗이 닦았다. 사원들에게는 일절 청소를 권하지도 강요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10년 동안 청소를 계속하자 1, 2명씩 자발적으로 따라하는 사원이 생기기 시작했다. 20년째에 접어들 무렵에는 전 사원이 동참했다. 지금은 옐로햇 사원들이 쓰레기를 보이는 대로 치우기 때문에 주변 주민들은 물론 거래업체들도 청소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가기야마 창업주는 “30년째에 접어들자 다른 기업의 경영자들로부터 ‘청소를 가르쳐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
가기야마 창업주는 한국을 직접 방문해 경주 ‘나자레원’과 설립자 고 김용성 대표의 이야기를 담은 85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바 있다.
그는 “김용성 선생은 한국인과 결혼한 뒤 일본의 패전으로 기댈 곳이 없어진 일본인 여성들을 나자레원에 받아들여 돌봐 왔다”며 “이런 훌륭한 분을 반드시 일본에 소개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에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출처: 동아일보(2009. 9. 26.)>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071012/84993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