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보내준 자료를 통해 화장실 개선이 전 세계적으로 정말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캄보디아에서도 이제 화장실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통 큰(Thong Khon) 캄보디아 관광부장관은 지난 13일 이 나라를 방문한 세계화장실협회 창립대회 조직위원회(WTAA)의 한국 대표단에게 이렇게 말했다. 캄보디아는 그동안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민간에서도 화장실 개선에 큰 신경을 쓰지 못했다. 캄보디아를 소개하는 책들마다 “도시 빈민과 농촌 지역의 사람들은 화장실 개념조차 없이 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통 큰 장관이 한국대표단에게 약속한 대로 캄보디아 화장실협회가 창립되고, 정부가 화장실 개선 운동을 적극 지원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소 마라(So Mara) 관광부 차관보는 “대대적 캠페인을 벌이면 국민들과 공무원, 기업인들의 의식을 변화시켜 실질적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요 수입을 관광에 의존하는 국가답게 일부 고급 호텔과 식당 등은 나름대로 깨끗한 화장실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이 사용하는 공중화장실은 불결하고 냄새가 심했다. 김인국 주 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서기관은 “프놈펜 등 도시 지역민은 화장실이 있는 생활을 하고 있으나, 농촌 지역 사람들은 화장실에 대한 개념조차 없이 살고 있다”고 전했다. 화장실의 양극화라고나 할까. 프놈펜 시내에 있는 국립박물관의 화장실은 생각보다 작았지만 깨끗한 편이었고 냄새도 많이 나지 않았다. 반면에 크메르루주 정권이 학살과 고문을 자행한 곳인 투올술렝(Tuol Sleng)감옥소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인데도 화장실이 더럽고 냄새가 심했다. 두 화장실 모두 서양식 좌변기를 두고 있었다. 캄보디아는 프랑스 식민통치를 경험한 탓에 화장실에서 서양식 좌변기를 사용해왔다고 한다. 취재 안내를 맡은 렌터카 회사의 운전기사 찬 툰씨는 “정부가 외국 관광객들을 위해 좌변기를 갖춘 공중 화장실을 많이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중앙시장(Big New Market)의 공중 화장실은 유료였다. 임시건물처럼 나무와 벽돌로 얼기설기 엮어 놨는데, 벽의 칠이 벗겨져 흉한 모습이었다. 이용료는 우리 돈으로 50원. 찬 툰씨는 “캄보디아인들에겐 큰 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화장실은 붐볐다. 널찍한 시장에 공중화장실이 한 군데 밖에 없어서인 듯했다. 여성들이 안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남성들은 여성들을 헤치고 들어가서 일을 보게 돼 있는 구조였다. 요금을 받는 아주머니는 화장실에 관심을 보이는 외국인이 신기한지 싱글벙글 웃음을 지으며 사진 촬영을 선뜻 허락했다. 프놈펜 강변 공원은 일반 시민이 자주 찾는 소풍지다. 메콩강과 톤레사프강이 합류하는 것을 볼 수 있고, 왕궁이 주변에 있어서 관광객들도 많이 거쳐가는 곳이다. 강변공원엔 군데군데 입식 화장실이 있었다. 남성용과 여성용 부스를 각각 1개씩 갖추고 있는 화장실은 겉보기에 허름하고 때가 꾀죄죄하게 끼어 있어서 사용하기에 꺼림칙했다. 안을 들여다보니 다소 냄새가 났는데, 역시 서양식 좌변기를 두고 있었다. 강 건너 쪽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수상 가옥들 쪽으로 배를 타고 가봤다. 멀리서는 그런대로 볼 만했던 수상 가옥들이 가까이 가보니 참혹할 정도로 찌끄러진 것들이었다. 여기서 사람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작고 초라했다. 화장실이 있을 턱이 없었다. 어떻게 용변을 해결하느냐고 물었더니 한 주민이 말없이 손가락으로 강물을 가리켰다. 글·사진 프놈펜 =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출처: 문화일보(2007.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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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70828010313431360010
<새로운 화장실문화 만들기 운동-화장실 운동에 눈뜨는 캄보디아>한국이 화장실혁명 필요성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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