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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나타난 화장실(17)

빅용가리 2025. 5. 15. 22:34

* 방은 어둡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옆에 누가 있는지도 모를 만큼 어둡다. 정오가 되면 수직창으로 빛이 희미하게 들어온다. 빛이 공간을 타고 흐를 때에야 벽면이 붉게 칠해져 있다는 것, 욕조와 샤워기, 이동식 변기, 칠성판이 숨 막힐 정도로 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 인지된다. 빛은 벽을 천천 훑다 곧 스러지고 그는 어둠 속에 홀로 놓인다.

<출처: 『혼모노』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성해나 지음)>

이 책에서 유신시대에 민주인사들을 고문한 장소로 묘사된 '경동수련원'을 지도에서 찾아보니 없는 가상의 건물로 나오네요.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 98번지로 검색해도 위의 장소로 추정할만한 건물은 없습니다.

1987년 1월 박종철 군이 물고문을 받다가 숨진 현장인 서울 용산구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보안분실 509호 조사실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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